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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고들의 일머리 법칙

[최고들의 일머리 법칙] 운전기사는 모든 것을 꿰뚫고 있다

 

- "나가세 씨는 항상 운전기사나 승무원, 레스토랑 종업원에게 지극히 정중하게 대하시던데요.

   역시 훌륭한 분은 뭐가 달라도 다릅니다." 

   모 대기업의 창업자 나가세 씨(가명, 52세)와 말레이시아 만다린 오리엔탈 호텔에서

   중화요리와 함께 수수께끼의 핑크색 음료를 홀짝거리면서 대화를 나누던 중 내가 말했다.

 

- 나가세 씨는 나의 지인 중에서도 가장 풍족하고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 중 한 명이지만

  누구에게나 자상하고 정중하게 행동하며 상대를 존중한다.

  나가세 씨는 대단히 유복한 자산가의 집에서 태어나 어릴적부터 집에 도우미와 운전기사가

  많이 상주했는데, 항상 아버지로부터 "운전기사는 집안의 모든 것을 꿰뚫고 있어.

  운전기사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되지 못하면 진짜가 아니야!"라는 가르침을 받았다고 한다. 

 

- 운전기사는 큰 회사 중역에게 전속으로 고용되어 있는 경우가 많은데,

  수많은 직업 중에서도 특히 인간 군상을 자세히 관찰할 수 있는 직업이다.

  내가 아는 운전기사도 "회장님 앞에서는 저한테도 정중히 대하지만 회장님이 안 계시면

  난폭하고 거만하게 행동하는 사람도 아주 많아요."라고 말한다.

 

- 유럽계 투자은행에서 신출내기로 일하던 시절부터 회사 고용 운전기사를 정중히

  대해왔던 나가세 씨는 운전기사에게 깊은 존경과 충성심을 받았다.

  어느 날 런던 본사의 간부가 일본에 오게 되어 그 운전기사에게 나리타 공항까지 

  픽업을 부탁했는데, 나중에 나가세 씨가 파트너(공동 경영자)로 승진했을 때,

  그 간부가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 "나가세 씨, 그 운전기사와 어떤 관계야? 공항에서 회사까지 오는 내내 서툰 영어라서

   잘 알아듣진 못했지만 진심과 열정이 느껴지는 힘찬 어조로 자네가 얼마나 멋진 인물인지

   열변을 토하더군." 

 

- 나가세 씨가 놀라서 "아니, 아니, 그냥 친구 사이야."라고 얼버무린 후 나중에 운전기사와

  그 일에 대해 이야기했던 모양이다.

  그러자 운전기사는 웃으며 이렇게 답했다고 한다. 

 

- "나는 지금껏 수많은 비즈니스맨을 봤습니다. 대부분은 자기보다 직위가 낮은 사람에게

  거만하게 행동하고 항상 나를 곁에 두고 부리는 사람 취급을 했죠.

  그런데 당신은 언제나 나를 한 인간으로서 존중해 주었습니다.

  당신을 두고 '왜 회사에서 좋은 대우를 해주냐?'며 시샘하는 사람이 있는데

  난 당연하다고 생각해요. 

  당신은 누구에게든 경의를 갖고 대할 줄 아는 특별한 사람이니까요."

 

- 나가세 씨는 절대 타산적으로 다른 사람을 정중히 대했던 것은 아니지만,

  이 이야기를 듣고 어릴 적에 아버지가 항상 "운전기사에게 존경받는 사람이 돼라!"

  고 했던 말의 의미를 깊이 깨달았다고 한다.